나는

우리동네,아부지,누나

조두연 2008. 10. 23. 18:50

우리동네 죽촌은 솔밭과 고구마밭 대밭이 둘러싸

엄마 품처럼 포근했다

 

왼쪽 길따라 내려가면 동개다리메같이 나오고

뒤에는 구리메같 오른쪽엔 두렁메 왼쪽에 잔솔베기솔밭이 있었다

왼쪽마을은 신화리이고  오른쪽마을은 슴말이고 멀리 함라산이 보인다

고구마밭밑 왼쪽에서 두번째집이 종진네 집이고 그옆은 행래성네집이다

 

동네로 들어오는 곳에 구리메같이 있었다

여름에 비라도 올라치면 멩꽁이가 울어데던 곳이다

 

구리메깥을 제일 많이 애용한 분은 점식이성네 아부지다

술한잔 걸치고 오는 날엔 숙대머리 귀신낫짝소리가 동네까지 들리고

  잠시후 무언가 깨지는 소리가 난다

 

동개다리메같 가는길섶에 박세환네 초가집이 있었다 

앞울타리엔 항상 호박덩굴이 무성했고 딸내미 시집가고 두내외만 살았다

밤이되면 산속에서 도깨비불이 나와 박세환네 초가집을 빙빙 돌았다

 

제일 끝에 있는 순이네 집에는 봄이되면 노란 개나리가 제일 먼저 피었다 

동네에서 돼지를 잡을때면 도야지쓸개는 전부 순이아부지 차지다

아들하나 나으려고 애를 썼지만 하늘도 무심하지 딸만 일곱 낳았다

  

 아버지는  어려서부터 

나뭇단을 팔아 양식마련하고 달뜨도록 농사일을 했다

 

 

                                              저만때쯤 누나가 나를 엎고 삼거리로 삘기뽑으러 갔다

                                    문딩이가 고구마주며 함께가자고해서 고구마를 받은 기억이 난다

 

우리집뒤에 살던 강자누난 어릴때 나를 엎어 키웠다

여름에 평상에 누워 은하수를 보다보면 강자누난 이미자의 동백아가씨를 잘 불렀다

앵두나무 우물가에 동네처녀 바람나 단보짐을 쌌다네

 

큰동네로 넘어가다보면 말랭이에 함석지붕으로 된 모정이 서있다

여름엔 모깃불 놓고 동네 어른들이 농사일로 힘든 몸을 쉬고 가던 곳이다

낮에는 우리들이 대들보에 올라가 대들보위에서 잠을 자곤 했다

 

추석이나 설날 대보름이되면 동네에서 풍장을 치고 집집마다 돌며 지신을 밟았다

만진아부지가 꽹과리를 치며 입사래를 떨면

종진아부지 장구치며 얼굴을 울근 불근

병기아부지 막걸리 한잔 마시고 아이고 좋다

 

 

 종진네 집너머 신화리가는데로 가면 묘들이 즐비한 공동산이 있었다

황량하고 무서웠지만 종진이와 수정 줍고 놀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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